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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04-24

사람을 향하는 예술

현대 모터스튜디오는 디자인의 가치를 통한 믿음으로 이성을 넘어 감성을 움직인다.

스튜디오 쉘터&기어이의 ‘이향정: 기억으로 만든 집’(2022) 설치 전경.

현대자동차가 오랜 기간 걸어온 길 중심에는 ‘사람’이 있다. 인류의 꿈으로 이뤄온 기술 진보를 바탕으로 현대자동차는 가치 있는 시간을 만들기 위해 동분서주해왔다. 그 의지는 ‘인류를 위한 진보(Progress for Humanity)’라는 비전의 기틀이 되었고, 자동차 제조를 넘어 모빌리티 솔루션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원대한 포부의 바탕이 되었다.
지금, 현대자동차는 이 담대한 여정의 출발점이자 원동력인 사람에 가치를 두고 새로운 모빌리티 패러다임을 제안한다. 더 나은 미래를 향한 동행의 산물인 현대 모터스튜디오(Hyundai Motorstudio)와 현대 블루 프라이즈(Hyundai Blue Prize)로 말이다.





오픈투베리어블스 (박성원 & 이서영)의 ‘연착륙’(2023) 설치 전경.





현대 모터스튜디오 부산 1층 전경.

모빌리티의 변혁
현대 모터스튜디오는 현대자동차의 브랜드 비전을 실체화한 공간이다. 국내에선 서울과 하남, 고양, 부산에서 각 지역의 특성에 맞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그중 현대 모터스튜디오 부산은 비수도권 지역에 개관한 최초의 공간이다. 2016년 부산비엔날레 전시장으로 활용한 고려제강의 옛 철강 공장 부지를 복합 문화 공간으로 탈바꿈했다. 외관에선 압도적 스케일의 LED 크리에이티브 월이 눈길과 발길을 모두 사로잡는다. 내부에선 디자인 전시와 더불어 전시 해설 전문가 ‘구루’가 현대자동차의 디자인 철학을 알아듣기 쉽게 설명해 디자인 전시의 문턱을 낮췄다. 수도권에 집중된 디자인 콘텐츠를 탈중앙화하면서 지역 고유의 에너지를 전국적으로 확산하는 명실상부한 디자인 랜드마크로 거듭났다. 이러한 행보는 공간을 넘어 다시 사람을 향해 순환한다. 크리에이티브한 인력 발굴과 기획의 힘을 믿고 2021년에는 ‘현대 블루 프라이즈 디자인(Hyundai Blue Prize Design)’이라는 어워드를 제정해 우수한 국내외 디자인 큐레이터를 발굴하고 있다. 매년 동시대 이슈를 반영해 주제를 선정하고, 인류가 나아가야 할 미래에 대한 영감과 혁신주의를 고취하며 수상자가 새롭게 기획한 전시를 통해 대중과 소통하고 있다.

내 친구의 집은 어디인가
올해 상반기 현대 모터스튜디오 부산에서 열리는 〈내 친구의 집은 어디인가〉는 2022년 현대 블루 프라이즈 디자인 수상자인 박지민 큐레이터의 첫 전시다. 그녀는 전시를 앞두고 열린 간담회에서 “첫 큐레이팅 전시이기에 모든 부분이 쉽지 않았다”고 고백하는 한편, “작품 섭외부터 설치까지 전시의 맥락에 따라 진행하는 게 어려웠지만, 전년도 수상자인 심소미 큐레이터와 홍보라 심사위원의 멘토링이 많은 도움이 되었다”고 첫 전시 개최에 대한 소감을 밝혔다. 〈내 친구의 집은 어디인가〉는 ‘쉘터 넥스트(Shelter Next)’라는 맥락 아래 개최하는 전시로, 고정된 ‘집’이라는 물리적 거주지의 개념을 허물고 그 범주를 확장해 다양한 의미를 찾아간다. 사운드 아티스트, 그래픽 디자이너, 애니메이션 감독, 사진작가 등 여러 분야의 글로벌 아티스트 12팀이 참여한 이번 전시는 ‘이동’, ‘확장’, ‘관계’라는 세 가지 파트로 전개한다.





유리 스즈키의 ‘히비키 트리’(2023) 설치 전경.

‘우리가 살고 있는 집이 진정한 정서적 안정감을 주는 쉘터인가?’라는 근원적 물음에서 시작한 첫 번째 파트 ‘이동’은 리서치 기반 작품이 주를 이룬다. 리슨투더시티의 ‘집의 의미 그리고 을지로의 미래 시나리오’(2023)는 집에 담긴 여러 가지 사회적·정치적 맥락을 통해 그 의미를 재고하며, 펠릭스 렌츠의 ‘정치적 기류’(2020)는 비행기 이동량을 실시간 수신해 보여줌으로써 쉽게 체감하기 어려운 분쟁과 같은 이동량 변화의 원인을 관람객이 간접체험하도록 돕는다. 이와 함께 오픈투베리어블스의 ‘연착륙’(2023)은 1950년대부터 역사적 사건과 통계를 정리한 연표를 통해 오늘날과 미래의 한국 사회 모습을 제시하며 한국에 기반한 사람들의 이동과 주거 변화, 이주민 등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이어지는 두 번째 파트 ‘확장’에선 특정한 규범이나 가치관에 얽매이지 않고 끊임없이 새로운 자아를 찾아 나서는 ‘노마디즘’을 기반으로 새로운 쉘터를 찾아가는 과정을 그린다. 스튜디오 쉘터 & 기어이의 ‘이향정: 기억으로 만든 집’(2022), 아키타입의 ‘아열대로부터’(2023), 장명식의 ‘복어 되기’(2023)는 기억, 식물, 내재화 등을 통해 파생된 다양한 이야기와 상상력을 엿볼 수 있다. 마지막 파트 ‘관계’는 유리 스즈키의 ‘히비키 트리’(2023)부터 루시 맥래의 ‘압축 카펫 2.0’(2010), 김대욱의 ‘Nori’(2023), 정봉채의 ‘UPOJBC130810’(2013), 박은영의 ‘필로우 스터디 2’(2023)를 통해 개개인이 쌓아 올린 추억과 교류로 생겨난 다양한 형태의 쉘터를 제안한다. 그간의 삶 속 무심코 내뱉었던 ‘관계’라는 단어는 이번 〈내 친구의 집은 어디인가〉 전시에서 그 의미를 다시금 생각해 보게 만든다. 그 결과 축적된 관계로 점철된 쉘터는 차가운 콘크리트를 유영했던 정서의 안식처로 새로이 태동한다.

진정한 의미의 쉘터
압바스 키아로스타미 감독의 영화에서 착안한 이번 전시 제목은 횡으로 쭉 뻗은 공간에 불규칙하게 배치한 작품을 지나 끝자락에 닿을 때쯤 비로소 그 의미를 체득하게 된다. 과밀도시, 환경오염과 팬데믹 시대라는 거대 담론을 정면으로 마주한 현세대에게 〈내 친구의 집은 어디인가〉는 작가들의 경험과 상상력이 빚어낸 다양한 쉘터의 모습을 통해 물리적 공간을 뛰어넘어 ‘나만의 진정한 쉘터는 어디일까?’ 자문케 한다. 부산 그리고 현대 모터스튜디오에서만 만날 수 있는 특별한 전시, 특별한 경험은 올해 6월 16일까지 계속된다.





‘현대 블루 프라이즈 디자인 2022’ 수상자 박지민.

 

 

에디터 박재만(pjm@noblesse.com)
사진 현대 모터스튜디오 부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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