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리뷰> 전 돌아보기! - 노블레스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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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11-23

<더 리뷰> 전 돌아보기!

10월 7일부터 17일까지 진행된 노블레스 컬렉션과 조선일보 미술관에서 열린 <더 리뷰>전을 되짚어본다.

노블레스 컬렉션 전시 전경. 사진 김태화

강강훈, 고산금, 금민정, 김근태, 김재용, 김지아나, 민병헌, 백현진, 샌정, 우국원, 이경미, 이진우, 이해강, 정그림, 정수영, 정희승, 지근욱, 진 마이어슨, 채지민까지 19명의 작가가 한자리에 모이는 진귀한 전시가 열렸다. 바로 노블레스 컬렉션과 조선일보미술관에서 동시에 마련된 <더 리뷰>전. 참여 작가의 연령도, 다루는 매체와 표현 방식도 전부 다른 전시가 어떻게 가능했을까?
전시의 기획은 201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참여 작가들은 종합편성 채널 TV CHOSUN과 아트 전문 디지털 미디어 <아트조선> 그리고 <노블레스>와 <아트나우>에서 두루 소개한 인물이다. <노블레스>는 개인전이나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시의성 있는 작가를 선정해 인터뷰하거나, 노블레스 컬렉션에서 전시하는 작가를 심층적으로 소개하며 작가에 대한 데이터를 축적해왔다. <아트조선>은 한 작가의 전시를 개최하기 위해 2년여 동안 그 작가를 집중 연구하며 탄탄한 내러티브를 만들어내고, 전시와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그들에 대한 이야기를 입체적으로 풀어왔다. ‘더 리뷰’라는 전시 타이틀은 이렇게 한 번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이들에 대한 에필로그인 셈. 매체에 소개되어 많은 사람의 뇌리에 이름을 각인시킨 19명의 작가는 그 후에도 꾸준히 작품을 발표하고, 새로운 작업을 모색하는 등 예술가로서 입지를 다져왔다. 전시는 그런 그들의 행보를 다시 한번 되돌아보는 자리다.
<더 리뷰>전이 특별한 이유를 꼽아보면 바로 대규모 기획전이라는 것. 참여 작가 모두 예술가로서 자신의 길을 찾아 차근차근 밟아온 만큼 조금씩 양보하며 함께 만든 전시라는 점이 눈에 띈다. 또 19명의 작가 모두 노블레스 컬렉션과 조선일보미술관 두 공간에 동시에 출품하다 보니 서로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작품을 고심했고, 두 공간 역시 한 명 한 명 모든 작가와 소통하며 유기적으로 움직였다.





샌정, ‛Untitled’, 2019.

앞서 언급했듯 참여 작가가 다루는 매체도 회화, 조각, 사진, 영상, 아트 퍼니처 등 다양하다. 설령 같은 매체를 다룬다고 해도 기법이나 주제, 예술을 대하는 태도와 마음가짐이 각각 달라 작품을 감상하는 데 지루함이 없었다. 사진을 다루는 민병헌과 정희승을 예로 들어보자. 40여 년 동안 아날로그 작업 방식을 고집해온 민병헌 작가는 시작부터 끝까지 자신의 손길이 닿아야 온전히 ‘나의 작업’이라 부를 수 있다고 말해왔다. 그가 이번에 선보인 작품은 모두 젤라틴 실버 프린트로 자연을 담았다. 오랫동안 콘트라스트를 강조하지 않고 잔잔한 회화 같은 작품을 선보였는데, 최근에는 여기에 좀 더 음영을 더해 또렷하게 대비되는 작품을 만들어왔다. 이번 전시에서도 ‘Flower’나 ‘Tree’ 시리즈 같은 작품을 통해 그가 얼마나 정교하고 세심한 작가인지 증명했다. 그런가 하면 정희승은 사진 이미지의 가능성과 한계를 탐구해온 작가다.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의자와 꽃은 물론 기타 정물을 담백한 시선으로 담아내는 정희승 작가는 사진에서 최대한 의도를 배제한다. 어떤 정물에 대한 관념을 벗겨내고 시선만 오롯이 담을 수 있는 작업을 선보여왔다. 이렇게 같은 공간에 두 작품을 나란히 걸었음에도 ‘사진’이라는 매체가 아닌 작품 그 자체로 감상할 수 있도록 전시를 구성했다.
100여 점의 작품을 소개하는 자리에서 특히 에디터의 눈에 띈 작가는 비디오 스컬프처를 통해 자신만의 독특한 방식으로 풍경을 그려내는 금민정이다. 그녀는 이번 전시에서 <아트나우> 과월호를 이용한 커미션 신작을 선보였다. 작품 제목 ‘아트나우’ 뒤에 ‘순환(Cycle)’, ‘도전(Challenge)’, ‘균형(Balance)’, ‘확장(Expansion)’, ‘진실(Truth)’이라는 소재를 붙여 말하고 싶은 바를 드러냈는데, 책장 일부분을 과감히 찢어내고 그 사이에 비디오 인스톨레이션을 덧붙인 작업이다. ‘종이’로 대표되는 전통적 매체와 ‘영상’으로 이야기하는 새로운 미디어가 함께 만들어내는 시너지가 꼭 아날로그와 디지털이 공존하는 우리네 삶의 모습과 닮았음을 느낄 수 있었다. 또 노블레스 컬렉션에서 선보인 바 있는 이해강 작가의 커미션 작업도 눈여겨볼 만했다. 그동안 그라피티와 회화, 영상을 오가며 작업해온 작가는 이번 전시에 3점의 신작 회화 외에 노블레스 컬렉션에는 세라믹 조각을 대거 출품했다. 기둥을 둘러 전시한 조각의 배경은 이해강 작가의 전매특허인 스프레이 그라피티 작업이다. “예술은 게임 같다” 라고 말해온 작가는 이번에도 자신만의 방식으로 묵직한 전통 미술과 속도감 있는 서브컬처 사이 간극을 메워가며 유쾌하면서도 임팩트 있는 이야기를 전했다.





위쪽 조선일보미술관 설치 전경. 사진 이시우
아래쪽 조선일보미술관에 설치된 정희승 작가 작품. 사진 이시우

강강훈 작가의 작품도 인상적이었다. 노블레스 컬렉션에서는 194×130.3cm의 대형 작품 ‘Cotton’을 소개했는데, 자신의 딸을 주제로 머리카락 한 올까지 아주 섬세하게 표현한 작품은 이것이 회화라는 사실을 잊게 했다. 조선일보미술관에서도 ‘Ear with Cobalt Blue’, ‘White Hair on Blue Danube’를 비롯해 ‘Cotton’ 시리즈까지 다양한 작품을 선보였다. 색연필로 캔버스에 정교한 라인을 쌓아 올려 작업하는 지근욱 작가의 작품은 강렬한 작품 사이에서 고고한 자태를 뽐냈다. ‘Curving Paths’를 시작으로 직선에서 유려한 곡선으로 옮아간 작가는 ‘Linear Sphere-003’, ‘Curving Paths-043’ 같은 신작을 통해 한층 좋아진 집중력을 드러냈다. 노블레스 컬렉션에 전시한 작품은 테라스로 나가 전시장 내부를 바라볼 때 감상할 수 있었는데, 전시장 안에서 다른 작품과 함께 즐길 수 없어 한편으로는 아쉬웠지만, 동시에 투명한 가을 햇빛 아래 정갈한 분위기에서 지근욱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색다른 경험이었다.
그런가 하면 정그림 작가는 그간 실리콘 튜브로 선보인 ‘Mono’ 시리즈와 함께 평면 ‘Mono’ 시리즈도 소개했다. 전시장의 특성에 따라 노블레스 컬렉션보다는 조선일보미술관에서 더욱 부피가 큰 작품을 선보였는데, 공간을 점유한 구불구불한 ‘Mono’는 심플하면서도 감각적인 색채를 전시장에 더했다. 아무래도 참여 작가 대부분의 작품이 부피감이 거의 없는 평면 작업이라 단순하면서 컬러풀한 그녀의 작품은 전시장을 가득 채운 듯한 느낌을 자아내며 중요한 역할을 담당했다. 김지아나 작가는 세라믹을 활용해 독자적 평면 작품을 완성했다. 얇게 저민 세라믹을 켜켜이 쌓아 올려 단조로움을 벗어난 작품은 빛과 조우하며 더욱 다채롭고 극적인 화면을 만들어냈다. 120호, 80호 같은 대형 작품까지 김지아나 작가는 이를 통해 세라믹의 날카롭고 긴장감 있지만 동시에 연약하고 부서지기 쉬운 면모를 강조했다.
이 밖에도 참여 작가 모두 자신의 예술 세계를 가장 잘 들여다볼 수 있는 작품으로 두 공간에 강렬한 에너지를 불어넣었다. ‘미디어 연합 전시형 아트 쇼’로 소개한 이번 전시는 새로운 아트 페어의 형식을 제안했다. 전시 공간을 부스 형태로 나누지 않고 일반적 미술 ‘전시’의 형식을 취하되 일반 전시보다는 훨씬 많은 참여 작가와 큰 규모로, 몇몇 커미션 작업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판매 가능한 작품으로 구성했다. 비록 전시 공간은 한강을 사이에 두고 광화문과 청담에 각각 마련했지만, 오히려 이러한 전시 구성을 통해 서로 연결되지만 완전히 독립적이고 새로운 전시 두 편을 보는 것 같은 효과를 연출했다. 현재 현대미술 신에서 활발히 활동하는 다양한 연령대의 작가를 이렇게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전시를 언제 또 볼 수 있을까. 참여 작가들의 향후 행보를 비롯해 아트 페어 형식을 차용한 전시의 진화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며 <더 리뷰>전은 막을 내렸다.

 

에디터 정송(song@nobless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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