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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11-30

NEVER WALK ALONE

예술이라는 공통의 무대 위에 선 부부 예술가가 서로에게 어떻게 녹아드는지 확인하는 시간.

김제원 옐로 체크 코트 Ader Error, 이너 톱과 팬츠 모두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정재인 블루 체크 재킷 Eenk, 블루 터틀넥 And You.

봄날의 햇살 같은 잔잔한 위로
빛을 포착하는 김제원과 빛을 그리는 정재인의 첫 만남은 봄날의 햇살 같았다. 둘 사이를 잇는 지인이 있어 서로의 존재는 알았으나 적극적으로 만날 생각은 없던 어느 날, 우연히 마주친 자리에서 김제원과 정재인은 서로가 서로에게 밝고 따뜻하고 다정한 사람이 되리라 직감했다고 한다. 그렇게 두 사람을 연결하던 새끼손가락 실은 붉은색으로 물들었고, 이윽고 예술적 교감을 나누는 부부 아티스트 활동이 시작되었다. 작업 이야기를 나눌 때는 에피소드를 들으면서 약간의 질투심이 생길 정도로, 어떤 주제를 바라보는 둘의 시선이 일치해 가끔 소름이 끼치기도 한다고. 하긴 결과물만 놓고 보면 김제원의 사진과 정재인의 그림 모두 각자 스타일대로 잔잔한 위로를 건네는 것이 사실이다. 패션 사진가라는 수식어 때문에 김제원의 사진은 날카로울 것이라는 선입견이 있지만, 그의 개인 작업에는 빛의 율동이 따스하게 담겨 있다. 또 정재인의 붓 터치는 수려하진 않지만, 그녀의 네모난 세상에는 포근한 감성이 녹아 있다. 그런 두 사람이 ‘John & Jane Studio’를 결성해 이따금 협업을 선보이는데, 사진이라는 기록에 그림이라는 기억을 덧입힌 것이 자못 담숙하다.

“표현하고 싶은 미적 아름다움에 자신의 관점과 지향점을 더하는 것이 진정한 사진가 아닐까요. John & Jane Studio를 통해 제가 느낀 감흥과 재인 씨의 힐링 포인트를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싶습니다.” _김제원

“그림을 그리면서 힐링하는 편이에요. 누군가 제 그림을 보고 마음이 따뜻해졌다는 말을 한 적이 있는데, 순간 울컥하더라고요. 모두가 힘든 요즘, 제 작업을 통해 위로를 받는다니 참 감사한 일이죠.” _정재인





이승민 그레이 슈트 Ader Error, 핑크 셔츠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베이지 슈즈 Rekken. 남기은 레드 드레스 Lehho, 핑크 힐 Prada.

무대 밖으로 이어지는 사랑의 파드되
이승민·남기은 커플은 지난 6월 화촉을 밝혔다. 1984년 창단 이후 한국 발레계를 이끌어온 유니버설발레단에서 탄생한 여덟 번째 무용수 부부다. 선화예고 1년 선후배 사이로 서로를 응원하며 가까워진 두 사람은 때로는 연인처럼, 때로는 동료와 친구처럼 10년간 곁을 지켜왔다. “유머 코드가 같고 음식 궁합도 잘 맞아요. 무엇보다 서로의 일을 잘 이해하기에 큰 다툼 없이 연애했고, 자연스럽게 부부의 연을 맺었습니다.” 두 사람은 하루 24시간을 함께한다. 키 차이 때문에 파트너로서 합을 맞출 기회가 적은 건 아쉽지만, 지근거리에 자신만 바라봐주는 코치 겸 매니저가 있다는 건 행복한 일이다. “무용수는 겉으로 보이는 모습을 평가받는 직업이잖아요. 냉철한 조언이 필요할 때도 있는데 배우자만큼 솔직하게 진심을 담아 말해줄 사람이 없죠. 몸과 마음이 지칠 때 말하지 않아도 알아주고, 응원과 격려를 아끼지 않는 서로의 존재가 큰 힘이 됩니다.” 두 사람은 언젠가 주연이자 파트너로서 무대에 오르고 싶은 작품으로 <돈키호테>를 꼽았다. 매력 넘치는 키트리와 재치 있는 이발사 바질의 유쾌한 사랑 이야기가 두 사람과 잘 어울린다. 가능한 한 오래 또 즐겁게 무대에 오르고 싶다는 두 사람은 언젠가 좋은 날 좋은 공연으로 함께 은퇴하고 싶다는 꿈을 그리고 있다. 잠시도 떨어지기 싫어하는, 알콩달콩 예쁘게 사랑하는 신혼부부를 만나보니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두 사람은 이미 인생이라는 거대한 공연에서 멋진 파드되(2인무)를 펼치고 있는 게 아닐는지.

“몸이 아프고 지치는 날도 있지만, 관객들 앞에만 서면 언제 그랬느냐는 듯 발레하기 잘했다는 생각이 들어요. 열심히 노력해 좋은 역할을 맡는 것도 좋지만, 무엇보다 앞으로도 지금처럼 건강하고 행복하게 무대에 서고 싶습니다.” _이승민, 남기은





우정수 그레이 슈트와 블루 셔츠 모두 Loewe. 우한나 블루 터틀넥 lnstantfunk, 실버 이어링 Hyeres lor.

당신은 나를 완성시켜줘요
의외로 우정수·우한나 작가가 부부라는 사실을 모르는 아트 러버가 많다. 각자 붓과 패브릭으로 유니크한 작품 세계를 펼치기도 하거니와 ‘부부’라는 타이틀 아래 2인전을 개최하거나 공동 작품을 발표한 적이 없기 때문일 것이다. “우정수 작가의 전시 디자인을 도운 적은 있지만, 함께 작품을 만들 생각은 못 했어요. 아직 각자 이야기할 게 많기도 하고요.” 대학생 시절 처음 만난 두 사람은 오랜 시간 연인으로, 부부로 서로가 성장하는 모습을 지켜봐왔다. 그 여정에서 함께 발전 방향을 고민하고, 작업 중 기쁨과 슬픔을 나누며 든든한 버팀목이 된 것은 물론이다. “작가의 일은 혼자만 잘났다고 할 수 있는 게 아니에요. 어느 정도 객관화가 이루어져야 하는데, 그러려면 아이디어 교환이 필요하죠. 또 우한나 작가가 좋은 전시를 위해 치열하게 작업하는 모습을 지켜보게 되잖아요. 그렇게 준비한 전시에 첫발을 내디뎠을 때 모든 과정이 머릿속을 스치며 감동하기도 합니다.” 두 사람이 서로에게 미친 영향은 작품에서도 엿볼 수 있다. 지난 2020년 두산아트센터에서 열린 개인전 에 선보인 우정수의 패브릭 설치 작품이나 우정수가 쓰는 패널에 그림을 그린 우한나의 회화 작품 같은. 친구처럼 티격태격하면서도 애정 어린 시선으로 바라보는, 서로에게 깊이 스며든 두 사람의 모습에서 영화 <제리 맥과이어>의 명대사가 떠올랐다. “당신은 나를 완성시켜줘요(You Complete Me).”

“좋은 작품만 생각하고 살던 과거엔 작업이 고통스럽게 느껴질 때도 있었어요. 반면 우한나 작가는 자신만의 세계를 창조하는 느낌으로 즐겁게 작업하죠. 서로 많은 이야기를 나누면서 저도 작업의 즐거움 자체에 좀 더 집중하게 됐습니다.” _우정수

“작품 속 섬세한 터치에만 집중하면 디테일에 몰두하는 작가처럼 보이기도 해요. 하지만 우정수 작가는 굉장히 넓고 멀리 바라보면서 작업하거든요. 어떤 방식과 방향으로 작품 세계를 전개할지 명확히 알고 작업하는 모습은 동료 작가로서도 배울 점이 많습니다.” _우한나

 

에디터 박이현(hyonism@noblesse.com),황제웅(jewoong@noblesse.com)
사진 김제원
헤어 최서형
메이크업 성지안
스타일링 김수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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