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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11-25

지구를 바꿀 착한 디자인

지속 가능한 소재로 구현한 착한 디자인이 삶의 작은 틈까지 더 넓게, 자연스레 스며들고 있다.

커피큐브의 천연 화분.
커파하우스의 ‘A 북케이스’(왼쪽)와 도베르만에게서 영감을 받아 디자인한 ‘하운드 체어’.
예쁜 색감과 포근한 촉감을 지닌 트롤스페이퍼의 메모 패드.
트롤스페이퍼의 메모 페이퍼. 다 사용한 뒤에는 상자 안에 작은 소품을 담아 보관할 수 있다.
‘차콜’과 ‘내추럴’의 두 가지 컬러, 각각 네 가지 사이즈의 허스키 컵.


친환경 자재로 집을 짓고 전기차를 타거나, 재활용 소재로 만든 옷을 입고 비건 식단으로 바꾸는 일에 용기와 결심이 필요하다거나 취향의 문제라고 여기는 이들이 아직은 적지 않다. 하지만 이제 지구의 어느 곳, 어떤 나라도 환경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는 시대적 요구에 직면했고 디자인과 품질, 기능뿐 아니라 ‘지속 가능성’을 염두에 두는 것도 일종의 의무이자 사명감이 되었다. 단번에 에코 라이프를 실천하는 일이 쉽지 않다면 생활 속 작은 부분부터 관심을 가져봐도 좋겠다. 친환경 소재로 만든 디자인 제품이 더 다양해지고 있으니 말이다.
우리나라 성인이 1년간 소비하는 양이 500여 잔에 이른다는 통계가 있을 정도로 습관처럼 마시는 커피부터 생각해보자. 이미 많은 이들이 커피숍에서 일회용 플라스틱이나 종이컵 대신 개인 텀블러를 사용하고 있지만, 연간 버려지는 커피 폐기물도 무시할 수 없다. 호주에서 시작된 허스키는 커피 생산공정 중 버려지는 커피 생두 껍질 허스크로 만드는 친환경 컵이다. 매년 전 세계 커피 농장에서 무려 170만 톤 이상의 허스크를 버리고 연간 5000억 개가 넘는 일회용 컵이 쓰레기 매립지에 쌓인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 컵을 사용하는 것이 작지만 중요한 선택이 될 수 있다. 입체적 세로 패턴이 들어간 조형적 디자인에 내구성도 뛰어나 지속적으로 재사용이 가능하고, 무독성이라 안전하며 커피 또한 오래도록 최상의 온도를 유지해준다.
플라스틱과 화학물질을 넣지 않은 천연 커피 점토로 만든 컨테이너에 천연 소이 왁스로 채운 커피 캔들, 1년간 사용한 후 분갈이 없이 화분 전체를 땅속에 심으면 그대로 자연 퇴비가 되는 커피 화분, 틀을 이용해 다양한 캐릭터나 동물을 만들 수 있어 아이들의 훌륭한 놀이 도구가 되는 커피 점토 등으로 흔히 쓰는 생활 소품을 대체해봐도 좋겠다. 모두 커피큐브에서 선보이는 ‘새활용’ 제품으로 커피 찌꺼기인 커피박을 이용해 재탄생한 ‘착한’ 디자인이다. 짙은 커피색의 베이식한 디자인으로 어떤 공간에도 무리 없이 잘 어울린다. 인체와 땅에 모두 무해하고, CO² 배출을 줄일 뿐 아니라 엄청난 양의 커피 찌꺼기 처리 비용을 절감하는 데 일조할 수 있다.
연말이나 연초가 되면 으레 구입하게 되는 캘린더와 다이어리, 받는 이에게 기분 좋은 순간을 선물하는 메시지 카드와 스티커 등도 친환경에 한 걸음 더 가까운 선택지가 있다. 스테이셔너리 브랜드 트롤스페이퍼의 수작업으로 만든 문구는 손글씨를 잘 쓰지 않는 요즘 젊은 세대에게도 어필할 만큼 세련된 디자인이 돋보인다. 무엇보다 비닐과 플라스틱 코팅을 일절 하지 않아 종이 본연의 펄프 질감과 자연스러운 색감이 그대로 살아 있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생활공간의 중심이 되는 가구를 선택할 때도 생각의 전환이 필요하다. 디자이너 박승규가 이끄는 커파하우스는 일반 가구 제작 시 대량으로 쏟아지는 폐목재를 사용하고, 전통 가구 제작 기법인 짜 맞춤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디자인한 체어와 스툴, 테이블 등을 소개하고 있다. 가구 수명이 다해도 나사와 접착제 때문에 재활용하지 못하는 점에 착안, 이러한 요소 없이 조립과 분해가 가능한 구조로 제작했다는 점이 남다르다. 자연과 사람에게 해가 될 만한 모든 공정을 최소화한 이 착한 가구들은 조립이라는 약간의 수고로움을 감수해도 괜찮을 만큼 유니크한 조형미까지 갖추었다. 친환경 디자인의 가능성은 이렇게나 다양하고도 세심하게 이어지고 있다. 주변에 가까이 있는 물건부터 눈길을 돌려 관심을 갖는 것만으로도 지속 가능한 방향으로 삶의 흐름을 바꿀 수 있는 유의미한 발걸음이 될 것이다.

 

에디터 이정주(jjlee@nobless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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