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지향적 프리미엄 뷰티

BEAUTY

2021-10-05

미래지향적 프리미엄 뷰티

요즘 리필은 실천적이고 진정한 가치 소비로 정의된다. 프리미엄 브랜드가 리필 시스템을 적극 활용하는 이유다.

Dior 소바쥬 오 드 뚜왈렛 리필용 300ml 사이즈를 이용해 30ml, 100ml 사이즈를 충전할 수 있다. 오토-스톱 시스템으로 보틀에 충분한 향의 향수가 채워지면 자동으로 리필이 중단된다.

Lancôme 압솔뤼 세럼 & 크림 오랜 연구 끝에 탄생한 패키지가 돋보인다.

YSL Beauty 퓨어샷 리치 탄력 크림 리필 가능한 패키지 사용 시 플라스틱 사용을 95%까지 줄일 수 있다.

Diptyque 솔리드 퍼퓸 왁스 제형의 알코올프리 향수는 리필 가능하도록 업그레이드했다.

Hermès Beauty 루즈 에르메스 지속 가능한 아름다운 오브제는 내부 립스틱을 교체해 오랫동안 사용하도록 고안했다.

Le Labo 샹탈 33 서울 이태원과 가로수길 매장, 롯데월드몰 르 라보 부티크에서 리필이 가능하다.

La Prairie 퓨어 골드 컨센트레이트 포뮬러를 담은 바이알만 교체하면 골드 케이스와 캡은 계속 사용할 수 있다.

최근 제품을 리필하는 이유가 변하고 있다. 이전의 리필이 합리적 가격을 위한 접근법에 가까웠다면, 지금은 다르다. 지속 가능한 생산과 소비에 대한 니즈에서 비롯된 것으로, 의식 있는 라이프스타일을 대변한다. 아이섀도, 팩트 같은 단순한 제품을 넘어 립스틱부터 세럼, 크림, 향수까지 모든 라인에 걸쳐 리필 바람이 불고 있다. 이는 최근 프리미엄 브랜드의 움직임에서도 극명하게 드러난다. 지난해 무성한 소문 끝에 모습을 드러낸 에르메스 뷰티가 처음 선보인 뷰티 오브제는 바로 립스틱이다. 아름다운 오브제는 용도와 기능을 넘어 미적인 만족감을 선사하는데, 블랙과 화이트 래커 마감의 우아한 작은 오브제는 환경에 대한 존중과 사회적 책임도 잊지 않았다. 금속 같은 소재로 만들어 오래 사용할 수 있는 데다 무한 리필이 가능한 것! 핸드메이드로 신선하게 향수를 제조하는 르 라보는 일찌감치 리필 시스템을 적용했다. 르 라보 홍보 담당자는 “실제로 열 건 중 한 건은 리필 형태로 구매합니다. 꽤 높은 비율이죠”라고 말한다. 제품을 사용한 뒤 같은 향수로 리필할 수 있으며, 사용하던 보틀에 다시 향수를 채우고 스프레이와 라벨을 새것으로 덧붙이는 과정을 거친다. 리필을 반복할수록 보틀에 부착하는 라벨지가 점점 두꺼워지고,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나만의 시그너처 향수가 탄생하는 것도 매력적이다. 지난 2006년부터 프레스티지 크림과 로드비 라인 등 스킨케어 제품을 리필 가능한 보틀 형태로 출시해온 디올은 리필 시스템 활용에 더욱 적극적이다. 2020년 세계적 베스트셀러 루즈 디올을 리필 버전으로 출시하면서 2022년까지 모든 립스틱 제품을 리필 가능한 디자인으로 만들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것. 디올 홍보 담당자는 “루즈 디올은 케이스 하나만 있으면 모든 루즈 디올 제품으로 리필 가능합니다. 9월 1일 새롭게 출시한 루즈 디올 꾸뛰르 립밤과도 혼용할 수 있죠”라고 전한다. 올해는 전 세계 남성 향수 중 베스트셀러인 소바쥬 제품을 리필 버전으로 선보이며 또 한번 눈길을 끌었다. 대표적 프리미엄 브랜드 라프레리가 올해 처음으로 리필 시스템을 적용한 제품을 출시한 점도 주목할 만하다. 라프레리는 지난 4월 브랜드의 주요 라인인 퓨어 골드 컬렉션을 대대적으로 업그레이드했다. 골드라는 광물이 피부에 선사하는 광채를 골드 패키지를 통해 잘 드러냈는데, 포뮬러를 담은 유리 바이알만 교체하면 이 우아한 골드 케이스와 캡은 계속 사용 가능해 브랜드가 실천하는 또 다른 가치를 엿볼 수 있다. 9월 초 랑콤이 선보인 브랜드 최상위 프리미엄 안티에이징 컬렉션인 압솔뤼 라인의 더 세럼과 크림 역시 리필이 가능한 케이스를 적용했다. 오랜 시간 공들여 패키지를 만든 만큼 압솔뤼 세럼과 크림의 리필 호환이 가능한 섬세한 패키지 디자인을 눈여겨볼 것. 이 외에도 리필의 움직임은 계속 포착된다. 입생로랑 뷰티는 퓨어샷 라인의 베스트셀러 더블샷 세럼과 신제품 리치 탄력 크림을 리필 충전이 가능한 패키지로 설계했고, 딥티크는 지난 7월 솔리드 퍼퓸 6종을 리필 가능한 케이스로 업그레이드했다. 리필은 잘 만든 물건을 오래도록 곁에 두고 사용하는 행위라는 측면에서 더욱 환영할 만하다. 진정 가치 있는 라이프스타일이란 바로 이런 게 아닐까.

에디터 김현정(hjk@nobless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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